[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영세 소상공인의 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목적으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를 확대해 왔는데 세수가 줄어들면서 적용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 세수결손 30조 속 부가세 나홀로 증가…주요 세목으로 성장
3일 정부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는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구입·소비를 조세부담 능력의 지표로 봐 과세하는 소비세다.
부가세는 소비자에게 과세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에 수출 재화와 용역에는 과세하지 않고 수입 재화에는 국내 생산재와 동일하게 과세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부가세는 납세자가 세액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세 부담이 거래상대방에 전가돼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세 부담을 지는 간접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가세 제도가 도입된 1997년 이후 10%의 단일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OECD 평균 19.2%의 절반 수준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부가세는 국가 재정 소요를 충당하는 데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세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부가세는 국가 재종 소요를 충당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세목"이라며 "다른 세목에 비해 경제적 왜곡이 크지 않으면서도 국가 재원 조달 측면에서 안정적인 성격을 가지는 세목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발표된 '2024년 세수재추계'를 살펴보면 올해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추계됐다.
법인세(14조5000억원), 종합소득세(4조원), 관세(1조9000억원), 개별소비세(1조2000억원), 상속증여세(5000억원) 등 주요 세목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부가가치세만 유일하게 2조3000억원 증가했다.
◆ 총조세 대시 부가세 비중 15.3%…"간이과세특례 대상 좁혀야"
그러나 우리나라의 총조세 대비 부가세 비중은 2022년 15.3%로 G7 국가 평균인 16.8%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21.4%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는 소규모 사업자에 적용하는 간이과세 특례제도가 계속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영세 개인사업자의 납세편의를 위해 간이과세제도를 운영했는데, 일반과세자와 달리 세금계산서 작성·교부·제출, 신고·납부 등 제반의무가 단순하다는 장점과 납부세액이 일반과세자와는 다르다.
간이과세자 기준금액은 도입 당시 직전 연도 공급가액의 4800만원이었으나 경제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2021년 8000만원으로 인상됐다.
그 이후 코로나19 기간 자영업자 세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2월 시행령에서 규정할 수 있는 최대금액인 1억400만원으로 확대됐다.
동시에 납세능력이 없는 영세 사업자 보호를 위해 간이과세자의 해당 과세기간 공급대가 합계액이 4800만원 미만일 경우 부가세 납부의무를 면제했다.
지난해 기준 개인일반사업자 중 간이과세자 비중은 28.8%로 간이과세자 중 83.8%가 부가세 납부면제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이 자료는 올해 개정된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개정내용이 적용된 이후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로 분석해야 한다.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먼저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는 세금계산서 흐름 단절에 따른 과세표준 양성화를 저해하고, 높은 간이과세자 비중과 간이과세자 부가세 실효세율이 일반과세자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부가세 과세기반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간이과세 적용대상 확대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영세 개인사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부면제기준 확대와 더불어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2022년 국회에 발의된 관련 개정안으로는 김수홍 의원 대표발의(기준금액 1억2000만원 확대, 납부면제기준 7200만원 확대), 전재수 의원 대표발의(기준금액 1억원 확대, 납부면제기준 6000만원 확대) 등이 있다.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2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은 제22대 국회의원 여당 총선 공약으로 제시된 바 있으며 이는 현행 부가세법상 상한금액을 초과하므로 부과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0.12.31 dlsgur9757@newspim.com |
조사처는 부가세 간이과세제도에 대해 "원칙적으로 매입세액공제방식이 아닌 공급대가에 업종별 부가가치율을 적용하는 제도로 조세중립성과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점차 대상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조언했다.
간이과세 대상 확대는 영세 소상공인 세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부가세는 개인·법인소득세와 더불어 국세수입 근간을 형성하고 있는 간이과세 기준금액 확대 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사처는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간이과세 대상 확대 시 파급효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대안적 세제·세정 정책방안, 부가세 전반에 걸친 개혁 논의 등 보다 종합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간이과세자의 업종별 부가세율 합리적 조정, 간이과세 폐지 시 과세 인프라 구축과 적정 수준의 납부의무 면제제도 시행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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