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3개월 앞둔 가운데 급식·식자재업계가 시니어를 겨냥한 케어푸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양시설·실버타운뿐만 아니라 시니어 대상 식단구독 서비스까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령친화우수식품 인증 제품이 3년 만에 6배나 늘었다.
5일 통계청의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93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를 차지했다.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약 50년 뒤에는 국민 절반 가까이 노인 인구에 해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급식·식자재업체들은 이같은 고령 소비자를 겨냥해 이른바 '케어푸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지난 2021년 도입한 고령친화우수식품 인증 제품은 이달 기준 171개로 집계됐다. 도입 첫 해 27개에서 3년 만에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섭취, 영양 보충, 소화·흡수 등을 돕기 위해 물성·형태·성분 등을 조정해 제조·가공하고 고령자의 사용성을 높인 검증된 제품을 말한다.
[사진=아워홈]· |
인증업체들을 살펴보면 풀무원식품(16개)과 푸드머스(4개) 등 풀무원 계열사 제품이 총 20개로 가장 많았고 현대그린푸드 16개, 아워홈 14개, 신세계푸드는 5개 제품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서울우유(2개), 오뚜기(1개) 등도 이름을 올렸다.
주로 틀니나 잇몸으로도 씹기 쉬운 연화반찬류, 비타민이나 칼슘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식사류,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 고령자 사래 걸림 위험을 줄인 영양강화 음료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된다.
이들 업체들은 고령친화우수식품을 요양원, 실버타운 등 B2B 급식·식자재 채널에 제공하거나 B2C 식단구독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풀무원의 경우 B2C 도시락 구독 서비스 '디자인밀'의 시니어 식단을 통해 케어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65세 인상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케어', 당뇨 및 암환자 대상의 '메디케어'로 구성돼 있으 고령자와 환자 전용 식사부터 디저트, 건강 보조제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당뇨환자용 디자인밀 저당식단과 암환자용 디자인밀 고단백식단은 지난 1월 론칭 이후 편리성, 맛, 건강 관리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들과 함께 매월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B2C)를 주력으로 케어푸드 제품군과 식단을 다양화한 점이 특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B2C 케어푸드 식단 전문 브랜드인 '그리팅'과 노인복지시설 등 B2B경로를 통해 케어푸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엔 설립한 케어푸드 연구소 '그리팅 랩(LAB)'와 2020년 833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케어푸드 전문 제조 공장인 '스마트푸드센터'가 기반이 됐다. 최근에는 노인복지시설 등 B2C 단체급식 사업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올해 1월 연세대 치과대학과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며 다양한 정부과제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라며 "앞으로도 보험사, 헬스케어 기업 등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로 연화식 유통망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의 고령층 겨냥 식단 그리팅웰스. [사진= 현대그린푸드] |
아워홈은 2018년 론칭한 케어푸드 브랜드 '케어플러스'를 통해 실버타운, 요양·복지시설, 병원 등 B2B 채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식과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고 고유 맛과 식감을 최대한 살려 고령자들에게 '식(食)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고령친화식품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특히 고기와 떡의 맛과 식감을 살리면서 소화를 용이하게 만드는 '효소를 활용한 연화 기술' 등 관련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케어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고령친화우수식품 등 케어푸드의 경우 개발과정과 인증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장기적인 수요 증가를 감안해 지속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어푸드는 단기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라며 "노인인구 비중이 계속 늘고 있는만큼 미래 시장을 대비해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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