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기획재정부가 올바르지 않은 계산법을 사용해 세수감소 규모를 4배 이상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자감세를 감추려고 편법적인 계산법을 무리하게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누적법'을 사용하면 세수결손액은 2025~2029년까지 18조4000억원에 달했는데, 기재부가 '순액법'을 사용해 불과 4조4000억원 감소하는 것처럼 축소했다는 것.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광현 의원은 기재부가 재정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누적법을 써야 함에도 부자 감세 등을 숨기기 위해 편법으로 순액법을 썼다고 비판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세수 계산법 비교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2024.10.10 100wins@newspim.com |
세수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상속증여세 ▲기타를 합산해 계산한다. 임 의원은 재정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누적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기준대로라면 2025~2029년까지 총 18조4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그럼에도 기재부는 순액법을 사용해 2025~2029년까지 세수결손액이 4조4000억원에 불과한다고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2024년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이 2025년에 100만원, 2026년 200만원, 2027년 300만원을 내면 누적법대로라면 총 세금 증가액은 600만원이다.
그렇지만 순액법을 사용하면 2025년(100만원)에서 2026년, 2026년에서 2027년만 각각 100만원이 늘었기 때문에 세금 증가액은 총 3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임 의원은 "기재부는 이것을 순액법이라고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용어를 갖다 붙여 가지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법 개정이라는 경제적 사건에 따라서 수입과 지출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서 현 정부의 재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5년 이상의 장기 관점에서 수입 지출을 평가해서 정부 재정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누적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계산법"이라며 "국회예정처에서도 누적법을 쓰고, 미국과 영국에서도 세법 개정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세수입 변화를 누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의원은 "기재부의 아전인수격인 계산법이 현 정부의 부자감세를 감추기 위한 편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기재부의 이런 정치적인 행동이 통계를 왜곡시켜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수 중 '기타' 항목 비중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임 의원은 "기존에는 기타 항목이 0.2%, 2.9% 수준이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17.4%, 27.2%로 늘고 급기야 내년 것에는 74.1%다"고 말했다.
기타 항목에 대해 분석하기 위해 임 의원은 지난 8회 임시회 당시 정보 제출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이 숫자가 나왔으면 뭐가 있을 텐데 이 자료가 없는 거냐, 감추는 거냐"며 "앞으로 기재부에서 세수 효과 세법 심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세수 감소 효과를 다시 한번 추계해서 국회에 제출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보충 질의하는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2024.10.10 100win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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