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원 절반가량이 경제적 대가를 받고, 규정을 위반한 위원을 재위촉하는 등 제도를 부실하게 운용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재부는 감사원으로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에 대한 감사를 받고 총 12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지적 받았다.
지난 2019년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과정에서 4개 기관의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 관련 평가지표의 등급이 잘못 부여됐는데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 이틀 전인 2020년 6월 17일까지 오류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적발된 평가등급 무단 변경 [자료=정일영의원실] 2024.10.10 100wins@newspim.com |
뒤늦게 알아차린 평가단이 오류를 수정하며 4개 기관의 종합 등급이 변동되고 타 기관들의 순위가 바뀔 상황이 되자, 평가위원이 임의로 다른 항목 점수를 삭감했다.
또 공공기관 경영 평가위원이 임기 중에 평가 대상 기관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을 경우, 5년 동안 위촉이 제한된다. 그렇지만 지난 2018~2020년간 위촉된 평가위원 323명 중 절반가량인 156명이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자문료, 회의참석비 명목으로 1인당 평균 300~550만원의 경제적 대가를 수령했다.
기재부는 이들이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다수를 평가위원으로 재위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2018년 규정을 위반한 위원 54명 중 46명이, 2019년과 2020년 규정을 위반한 위원 중 재위촉된 인원은 각각 30명과, 14명이었다.
이런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기재부는 '평가단이 경영평가의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기재부가 최종 평가 등급 적정성을 점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일영 의원은 "기재부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평가지표도 대폭 변경하고, 경영평가단 100여명을 모두 기재부가 위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평가가 기재부로부터 독립적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기재부가 공공기관 평가에 막강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책임은 회피하는 행태가 감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감사원과 국회의 요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감사 지적을 받은 이후에도 공공기관 평가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들이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재부가 공공기관 운영 및 평가의 업무를 맡을 자격이 있는지,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하게 파헤치고 평가 권한을 주무 부처로 이양하는 등의 제도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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