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10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첫날 기재부의 2년 연속 세수 결손과 관련한 공방이 이어졌다.
부자 감세 기조로 세수가 크게 줄어 작년 56조원, 올해 3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기금을 '마이너스 통장'처럼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기재위는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8명,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각 1명으로 구성됐다. 기재위 위원장은 송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발언에 답하고 있다. 2024.10.10 mironj19@newspim.com |
◆ "앞뒤 안 보고 감세해 2년 연속 세수 펑크" vs "감세로 인한 펑크 아니야"
이날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세수 결손에 대한 집중적인 지적이 이어졌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작년 56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 30조원의 결손이 생긴 것은 경제 상황 부분도 있었겠지만 정부가 작년 세수 결산에 독단적으로 대응하며 실패가 반복되지 않았느냐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대규모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기금을 '마이너스 통장'처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 대한 의존도가 전 정부 7.1%에서 24.2%까지 상승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기금을 마통(마이너스 통장)처럼 이용하는 것도 역대 최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기재부는) 세입을 엉망으로 추계하고도 아무 책임을 안 지고, 앞뒤 안 보고 감세해 역대급 세수 펑크를 냈다"며 "기재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수 펑크 상황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감세 정책으로 인해 그런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 '세수 추계 3년 연속 실패' 비난…"부자 감세 감추려 편법 써"
3년 연속 세수 추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세수 결손 규모 회피를 위해 편법을 썼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3년 연속 세수 추계 실패에 대해 "기재부는 2022년 50조원 이상 과소 추계를, 2023년과 2024년은 각각 56조원, 30조원을 과다 추계했다"며 "정부의 성격에 따라 기재부가 세수 추계를 늘렸다 줄였다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2024.10.10 100wins@newspim.com |
최 부총리는 "세수 추계의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은 없지만, 의원님이 말씀하신 그런 배경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는 모형을 만들 때부터 민간과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이 개혁해 보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세수 결손 규모를 숨기기 위해 잘못된 계산법을 사용했다고 봤다.
'누적법'을 사용하면 세수결손액은 2025~2029년까지 18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기재부가 '순액법'을 사용해 불과 4조4000억원 감소하는 것처럼 축소했다는 설명이다(아래 표 참고).
임 의원은 "기재부는 순액법이라는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용어를 갖다 붙여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세수 계산법 비교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2024.10.10 100wins@newspim.com |
◆ 세수 결손·공공기관 운영위 등 자료 제출 안 해…"오만한 태도" 비판
기재부가 세수 결손과 공공기관 등에 관련한 중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연달아 제기됐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 운영 위원 인사 특혜 등에 대해 자료를 요구했지만 15가지 중요한 자료가 전혀 제출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기재부가) 국정감사를 우습게 보는 건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우습게 보는 건가"라며 "이런 오만한 태도는 처음 봤다"며 비판했다.
정 의원은 기재부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과 김태년 의원, 오기형 의원도 자료 제출에 대해 지적했다. 최 의원은 "작년 세수 결손 발표 후 추경을 하지 않고 지방교부 재원 미교부 등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는데, 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도 "기재부조차도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는데 자료제출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개탄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올해) 30조원 세수 결손 대응 방안을 국감 전 보고하라고 했는데, 보고하지 않았다"며 "그제 설명자료라고 갖고 와서 이야기하는데, (내용이) 별로 없다.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요청하신 자료가 어떤 게 있는지 다시 검토해 판단하겠다"면서도 "절대 꼼수 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4.10.10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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