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10-15 19:21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란·헤즈볼라·하마스 등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는 이스라엘이 요격 미사일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갖추고 있지만 이란과 그 대리세력(proxy·프록시)이 각종 로켓과 미사일, 공격용 자폭 드론을 끊임없이 쏘고 있어 요격 미사일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현재 전쟁 전 추정된 로켓 발사 역량의 10분의 1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미국이 13일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개 포대를 이스라엘에 배치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리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전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로 중동을 담당했던 다나 스트로울은 "이스라엘의 군수품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지금과 같은 속도로 무기를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지금까지 알려진 미사일·로켓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점도 이스라엘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준장 출신의 아사프 오리온은 "우린 아직 헤즈볼라의 완전한 능력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헤즈볼라는 하루에 2000발이 아닌 수백 발 정도의 로켓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는 전쟁 전 헤즈볼라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던 발사 능력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만 2만 발 이상의 로켓과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됐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 방공망이 어떤 지역을 보호하고, 어떤 지역을 포기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이스라엘 국방부 연구원 에후드 에일람은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이스라엘군이 일부 애로우 미사일을 아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요격 미사일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이 미사일을 어떻게 배치할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