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올해 3분기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하반기부터 서서히 업황 반등을 기대했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이 여전히 미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해상운임까지 치솟으면서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 LG화학·롯데케미칼 석화부문 '적자' 예상…금호석화는 영업익 개선 '유력'
1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했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LG화학] |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5061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 부문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기 LG화학의 석화부분 실적은 4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16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부진 장기화로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바닥을 찍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와 달리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치솟은 글로벌 해상운임 역시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은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 해상운임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5일 기준 1896.65포인트 였으나 7월 5일 기준 3733.8 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다만, 3분기에도 스페셜티 비중이 높은 기업은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곳이 금호석유화학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4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동기(841억원) 대비 23.9% 증가한 수준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인 NB라텍스의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SBR 등 고무 제품의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타이어와 글러브 업체 등 전방산업의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된 데다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中 경기 부양책으로 실적 반등 '기대'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석유화학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가 회복된다면 국내 기업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실제로 지난 1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벤젠, 파라자일렌, 테레프탄산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올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2025년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중국발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이구환신' 정책 역시 실적 회복 기대감을 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구환신이란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자동차와 가전 등을 구매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전방 수요가 개선되면서 이들 제품의 소재로 쓰이는 합성수지(ABS)와 합성고무 등의 수익성이 나아질 수밖에 없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당초 3분기부터 서서히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중국발 물량 공세 영향이 남아있고 해상운임까지 올라 힘들어졌다"며 "당분간 실적 반등이 쉽지 않겠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