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김가희 기자 =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 한 81분은 결국 당사자들 간의 '위치'만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입장차를 확인한 한 대표는 앞으로 대통령실과의 관계 개선보다는 당원 및 국민과의 접촉점을 늘리며 '자기 정치'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10.21 photo@newspim.com |
한 대표는 전날 오후 윤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국회로 돌아오지 않고 모습을 감췄다. 22일 오전에도 한 대표는 국회로 출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한 대표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행사 시작 3시간 전 공지했다.
당 내에서는 '한 대표가 숙고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답답함을 느낀 한 대표가 새로운 대책 마련을 위해 외부활동을 잠시 멈추고 고심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취를 감춘 한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인천 강화군 일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대표의 두문불출은 전날 있었던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 따른 여파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현안을 두고 여당을 책임지고 있는 한 대표와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느끼는 온도차가 상당했다는 것.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마주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한 3가지 방안과 특별감찰관 임명,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 출범 등을 이야기했다고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이 밝혔다.
특히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남동 라인' 등 소위 김 여사 측 인사들로 묘사되는 대통령실 직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까지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했다고 한다.
반면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밝혔다. 한 대표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에도 윤 대통령은 한 걸음 거리를 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10.21 photo@newspim.com |
이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대답이 확실치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성과가 아예 없으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당 대표가 아닌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한 정도로 끝났다는 자체가 의미하는 것이 크지 않나"라며 "사진에 (정진석) 비서실장을 (한동훈 대표)옆에 앉힌 걸 보면 해석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한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와서 (윤 대통령에게)압박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통령 면담 직전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자제 등이 담긴 '3가지 방안'을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선택을 강요했기에 애초부터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여당 안팎에서는 이번 면담 결과에 따른 당정 간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은 대권을 바라보는 한 대표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한 대표는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당분간 대통령실과의 적당한 공생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이나 노동개혁 등 정부의 개혁에 정책적 차별화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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