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kWh당 16.1원) 인상된다. 반면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인상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전기요금은 그동안 누적된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는 한편, 물가와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24일부터 산업용 고객에 한해 전력량 요금이 평균 9.7%(kWh당 16.1원 인상된다.
산업용 고객은 약 44만호로 전체 고객의 약 1.7%에 해당한다. 전체 전력 사용량은 절반 수준인 53.2%를 차지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중 유형별로 보면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 을'은 10.2%,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 갑'은 5.2% 각각 인상된다. 고객 유형은 산업용 계약전력 300kW를 기준으로 삼아 사용량이 이보다 미만일 경우 '을'로, 이상일 경우 '갑'으로 구분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산업용 을' 고객은 약 4만1000호로 전체 2512만9000호의 0.1%를 차지했다. 이들의 전력 사용량은 263테라와트시(TWh)로 총 전력 사용량(546TWh)의 48.1%에 해당했다.
다만 서민경제 부담 등을 고려해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4분기까지 6분기 연속으로 동결됐다.
한전은 이번 인상에 대해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성 등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요금 조정을 통한 가격 신호 기능 회복이 필요하며,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전력망 확충과 필수 전력설비 유지·보수 등을 위해서도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더구나 한전의 재무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은 국제 연료가격 폭등 등의 영향으로 인해 지난 2022년 이후 6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적자가 약 41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는 약 203조원 수준으로,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약 122억원을 납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은 "누적 적자 해소와 전력망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며 "이번 요금 조정을 기반으로 국민들께 약속한 자구 노력을 철저히 이행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전력망 건설에 매진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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