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대통령실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에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상법 개정 추진에 대해서는 "(주주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매우 필요한 사안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
이 관계자는 "실제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금투세 시행이 현실화하면 전반적인 주식시장 하방 압력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유예가 아니라 폐지이기 때문에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추진하겠다는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 충실 의무' 도입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주주가 어려움을 겪거나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서 고쳐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반론으로 확대해서 모든 기업에 주주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주주 간 갈등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론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더 명확하게 주주 이해관계를 해치는 부분에 대해 규정을 하고, 이 부분을 엄격하게 제어하는 형식이 더 나을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제도 설계 부분은 금융 당국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4일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금투세 폐지안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이번 정기국회 내에 '알맹이 빼먹기'를 허용하는 상법, 주주 충실의무 조항 개정부터 개선책을 시행하겠다"며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그린벨트 해제,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 등을 통해 국민이 선호하는 지역에 대규모 주택공급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실수요자 관점에서 주택시장을 안정시켜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주택 추가공급대책은 가급적 연내에 발표할 생각"이라며 "공급 확대가 물량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에, 가급적 젊은 분에게 기회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 최고세율을 인하하고, 하위과표 구간 및 자녀 공제 금액도 대폭 확대하겠다"며 "상속세·증여세를 포함해 세수 확보는 크지 않으면서 국민께 부담을 드리는 낡은 세금 제도의 합리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의 상속세제는 거의 1950년대에 만들어졌고 우리와 같은 세금 체계는 4개 국가 정도만 유지하고 있다"며 "일단은 이것을 유산취득세 형태로는 변경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부 몇 가지만 변경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금 체계 자체를 더 분석하고 전반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유산취득세뿐 아니라 자본이득세로의 전환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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