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시 군 시설에 신형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초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으나 수 시간도 안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러시아 TV 방송에 등장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Oreshnik)를 처음 발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가 초당 3.4㎞에 달하는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해 나토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킨다고 자랑했다. "현존하는 세계의 어떤 방공 시스템이나 유럽에 설치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어로 개암나무를 의미하는 오레시니크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성공적이었으며, 미국이 사거리가 비슷한 미사일을 개발 배치한 것에 맞대응해 오레시니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중거리 미사일(IRBM)은 비행거리가 500㎞에서 5500㎞에 이른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동쪽으로 800㎞ 떨어진 러시아 카스피해 연안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이 보다 더 먼 거리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왔으나 지상에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 미사일은 재래식 폭탄이나 핵탄두를 다수 장착할 수도 있다.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군사과학국장 매튜 사빌은 오레시니크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금까지 사용된 어떤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길고 실전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말했다. 또 "극초음속으로 날아 여러 개의 탄두를 발사할 수 있으나 순항 미사일이나 단거리 탄도 미사일보다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서구의 방공망이 요격할 수 없다는 푸틴의 주장에 대해서 "목표물이 제각각인 여러 개의 탄두가 초고속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의 첨단 패트리어트로도 방어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인정했다.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은 강력한 폭발 후에 6개의 화염을 보여줘 여러 개의 탄두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푸틴은 오레시니크 발사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로 러시아 브리안스크주와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한 데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전쟁이 글로벌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크렘린궁에서 국영 방송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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