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초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러시아군에 영토를 빼앗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우크라이나의 불리한 전황은 지난 8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한 이후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전략'이 오판으로 결론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러시아 오레시니크 미사일 피격 현장 [사진=로이터] |
당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어지고 있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최정예 병력을 빼내 쿠르스크 기습에 투입했다. 이 때문에 돈바스 전선의 방어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분석가들과 전쟁 블로거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지난 2022년 침공 초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우크라이나로 진격했다"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런던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독립 뉴스 그룹인 에이전트스트보는 보고서에서 "(개전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점령과 관련 주간 및 월간 신기록을 세웠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238㎢를 점령했다. 또 11월에는 서울 전체 면적(605.2㎢)에 맞먹는 600㎢를 차지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일부 점령하는 공격을 감행한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빠르게 진격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전체 지역과 동부 돈바스 지역(루한스크와 도네츠크)의 80% 이상,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의 70% 이상, 북부의 하르키우 지역의 3% 정도를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한 뒤에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한 주력 병력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한 채 공세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 진격은 우크라이나 방어선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이를 전술적으로 활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군 1만여명을 포함해 총 5만명의 병력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해 실지(失地) 회복에 나서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와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 두 곳 모두에서 목표 달성에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일부 러시아 및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방대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확보하고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허용한 이후 이 전쟁이 가장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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