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이에 따라 '국회 몫'으로 남겨진 헌재재판관 3명의 임명 절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헌재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국무총리가 임명 가능한지도 관심사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안건에 상정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 여야 의원 총 300명이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로 가결됐다. 범야권 의석이 총 192석인 만큼, 여당 의원 중 12명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고 있다. 2024.12.14 pangbin@newspim.com |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에 따라 이제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을 심리한 후 최종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탄핵심판 절차는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재에 제출해 탄핵심판을 청구하면서부터 개시된다.
다만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상 원만한 탄핵 심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 중 국회 추천 몫인 재판관 3명이 공석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7일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 등 3명이 퇴임한 후 여야는 추천 인원을 놓고 실랑이를 벌여왔다. 여야가 각각 1명의 재판관을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에 의해 추천하는 게 관례였지만, 합의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에 따르면 탄핵 심리는 재판관 7인 이상 출석으로 가능하고, 이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재판관 6인이 모두 동의할 경우 이론적으로 대통령 탄핵 결정이 가능하지만, 출석 인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결정이라 문제의 소지가 남아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발 빠르게 재판관 추천에 나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정계선(55·27기) 서울지방법원장,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했고, 여당 역시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낸 조한창(59·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여야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했다고 해도 임명 과정에서 여전히 문제의 소지가 남아있다. '헌법 제111조'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대통령·국회·대법원장 각각 3명씩 추천)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됐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경우 헌법재판관의 임명권을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전반적인 해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황교안 권한대행이 이선애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사례가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2회 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2.03 mironj19@newspim.com |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확정될 가능성은 확률상 높지 않다. 현재 헌재재판관 6인 중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등 윤 대통령이 임명한 4명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내년 4월 중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야당 몫 재판관 2명을 추가 투입한다고 해도 최종 탄핵 결정까지는 불리한 상황이다.
다만 여당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상황에서도 상당수 이탈표가 나온 만큼, 헌재재판관들 역시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탄핵 헌재 결정까지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면서 "윤 대통령 담화가 거듭될수록 탄핵 민심이 등불처럼 번지고 있는 만큼 헌재도 막판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재판관과 대법원장 지명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재판관 등 6인은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결과에 상관없이 곧바로 임명 가능하다. 국회에서 선출하는 재판관 후보자 3인은 국회 표결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한편 헌재는 탄핵심판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실제 심리 기간은 이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번의 탄핵 심사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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