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12-30 13:39
[무안=뉴스핌] 방보경 기자 = 30일 오전 11시, 무안종합스포츠파크실내체육관에 만들어진 제주항공 사고 합동분향소는 분주했다. 인부들이 화환을 나르고 짐을 옮겼다. 어수선한 장내에서 화순군 한 고등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보내온 화환도 눈에 띄었다.
희생자 중 대부분이 호남 출신인 만큼 인근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희생자들은 광주 81명·전남 76명·전북 6명으로 163명이 호남 지역민이다.
새마을부녀회에서 자원해 일하러 온 50대 여성은 "유가족을 생각하면 참담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전날부터 텔레비전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손을 보탤 기회가 있어서 왔다는 것이다. 그는 "타지역에 계신 분들도 전화로 많이 안부를 묻는 등 마음을 전해주려고 하는 거 같다"고 했다.농부 김민호(31)씨도 합동분향소에서 짐을 나르고 있었다. 공항 인근에 산다는 그는 사건 당일날 오전 9시경 먼발치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목격했다. 김 씨는 "공항에서 화재가 일어난 줄 알았는데 이후 큰 사고가 났다고 들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방문해 조용히 추모를 올렸다. 송기영(70)씨는 이전에 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사 부부를 추모하고자 아내와 함께 왔다. 섬에서 근무할 적 함께 동고동락했던 후배를 송 씨는 좋은 체육교사로 추억했다.
이날 각계각층 인사들도 방문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서원 스님은 분향을 마치고 "종교인으로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사람 명복을 빌어주고, 이후 진실규명까지도 유가족 옆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혁신당 지도부 등이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다만 현재 유족들이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 설치를 요구하고 있어 장소가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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