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향후 신병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조수사본부(공조본)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출석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현재 체포영장 집행 방식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격에 맞는 수사절차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체포영장을 막는 이유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이론이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 4일과 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은 이후 3차 출석 요구에 응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2025.01.10 choipix16@newspim.com |
경찰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직원들을 지휘해 한남동 관저 입구를 봉쇄한 것과 관련해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박 처장이 경찰에 출석한 것은 3차 요구도 불응할 경우 경찰이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비공개로 진행되는 소환 조사와 달리 이례적으로 사전에 출석 사실을 알리고 취재진에 모습을 보인 것을 놓고 정치적인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은 조사 이후 박 처장을 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이날 박 처장이 출석을 하면서 구속영장 발부 사유인 증거 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부분이 분명하지 않게 돼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도 있다.
박 처장은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변호사 선임을 이유로 출석요구에 불응했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두 차례 불응하긴 했으나 결국 출석했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낮다고 봐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박 처장 신병처리 여부 판단에 있어 함께 입건된 경호처 지휘부들이 출석 요구에 응하는지도 변수로 꼽힌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2시까지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2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도 11일 출석을 요구했다.
한편 박 처장과 경호처 직원에 대한 신병처리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처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의 정당성은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경호처가 경호를 이유로 영장 집행을 막기는 어려워지고, 영장 집행의 변수가 사라지는 셈이다.
또는 박 처장 외에 경호처 지휘부가 출석하면 지휘에 공백이 발생해 공수처의 영장 집행이 수월해질 수도 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