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나병주 인턴기자 = 지리산 천왕봉에 있는 항일 바위글씨 등 5곳이 '국립공원 중요문화자원'의 첫 선정지로 뽑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속 숨은 역사와 문화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국립공원 중요문화자원" 제도를 도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문화자원은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 항일 바위글씨 ▲지리산국립공원 동편제 득음명소 용호구곡 ▲설악산국립공원 구 희운각대피소 ▲태백산국립공원 사길령 산령각과 보부상 계문서 일괄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심도 일제강점기 군사유적 등 총 5곳이다.
먼저 지리산 천왕봉에서 볼 수 있는 '항일 바위글씨'는 1927년 묵희 선생이 글을 짓고 권륜 선생이 쓴 글씨를 새긴 것으로, 천왕봉의 위엄을 빌어 일제를 물리치고자 하는 백성들의 울분과 염원이 담겼다(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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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천왕봉에 적혀 있는 항일 바위글씨 [사진=국립공원공단] 2025.11.17 lahbj11@newspim.com |
남원시 구룡계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용호구곡'은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아름다운 9곳에 의미를 담은 이름을 지어 구곡을 경영했던 곳이며, 동편제 명창들이 득음하기 위해 훈련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1969년 10월 설악산의 '구 희운각대피소'는 민간이 건립한 최초의 설악산대피소다. 같은 해 2월 히말라야 원정훈련을 하던 10명의 산악인이 눈사태로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건립했으며, 머릿돌에 건립자·설계자·시공자와 날짜가 기록돼 있어 자료가치가 크다.
태백산의 '사길령 산령각과 보부상 계문서 일괄'을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산짐승이나 산적을 피하고 번영을 염원하기 위해 매년 음력 4월 15일에 제를 지내던 곳이다.
'한려해상 지심도 일제강점기 군사유적'은 일제가 1936년부터 요새화한 곳으로, 포진지·탄약고·막사 등 20여점의 유적이 온전히 남아 있다. 당시 군인 숙소로 사용하던 건물들은 현재 주민들이 거주하며 민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국립공원 중요문화자원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문화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국립공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자원으로, 탐방객을 위한 서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