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ETF(상장지수펀드)신탁, 유언대용신탁 등 신탁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탁부문 중도해지수수료가 급증하면서 일회성 수익 효과도 두드러졌다. 다만 중도해지수수료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신탁 수익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해 신탁 부문 수익은 일제히 급증했다. 먼저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부문수익 합계는 1261억원으로 전년 동기(460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신탁부문수익 합계도 지난해 1분기 445억원에서 올해 1분기 777억원으로 74.6% 올랐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499억원에서 933억원으로 86.9%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신탁부문수익 합계는 755억원으로 전년 동기(477억원) 대비 58.2% 늘었다.
신탁 수익 증가는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금전신탁, 채권형 상품, ETF 편입 상품, 구조화 상품 등 투자형 신탁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권 신탁 부문의 수수료 기반 수익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신탁부문의 중도해지수수료 수익도 쏠쏠했다. 신한은행의 중도해지수수료는 지난해 1분기 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5억원으로 30배 이상 급증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6억원에서 46억원으로 666% 늘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와 지난해 1분기 신탁운용수익이 모두 463억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도해지수수료가 14억원에서 292억원으로 20배 넘게 늘면서 신탁 관련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중도해지수수료가 900만원에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신탁부문 중도해지수수료가 급증한 배경으로 증시 회복과 금리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투자형 신탁 상품의 조기상환·자동해지 사례가 늘어난 점을 꼽았다. 주가 상승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기존 상품의 수익을 확정하거나,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수수료가 함께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매되는 ETF 편입 신탁 상품의 판매 비중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별로 해당 상품 비중이 높은 경우 증시 상승에 따라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중도해지수수료 수익도 동반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다보니 ETF 등 투자형 신탁 상품 판매가 늘면서 신탁관련 수익 규모가 커졌다"며 "중도해지수수료도 상품 갈아타기 수요나 증시 목표수익률 도달 시 자동 해지되는 상품 등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신탁 부문은 은행권의 대표적인 비이자이익원으로 꼽힌다. 대출 성장 둔화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자산관리(WM)와 투자상품 판매를 강화하면서 신탁 수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중도해지수수료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안정적 수익이라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회성 성격이 강하다. 증시 흐름과 금리 환경에 따라 신탁 상품의 판매·해지 수요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신탁 수익 증가세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탁 수익 확대는 비이자이익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적인 만큼 은행별로 신탁과 투자상품 판매 등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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