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이 일단락됐다. 100조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됐던 파업은 피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작된 반도체업계 'N% 성과급 요구'가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당장 카카오 노사가 2차 조정에서도 임금 협상에 합의하지 못해 노조는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화했다.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성과급 논쟁에서 기업의 이익 배분에 주주와 노동자 등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지를 두고 기업들과 노동계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삼성전자 성과가 원청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도 생산과 성장에 기여한 만큼, 성과 배분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삼성전자의 막대한 이윤의 출처에는 철저히 외면당한 농민의 피땀이 있다"며 "수도권 반도체 공장을 돌리기 위해 비수도권 농촌 지역에 거대 송전탑을 세우고, 농업용수가 부족해도 공장으로 먼저 관로를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는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적산·할당하는 노사 합의는 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잔여재산청구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각 이해단체들 마다 성과급 논쟁에 불을 지피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에까지 불이 옮겨붙었다. 노동계는 저임금·취약계층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는 최저임금 과속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
정부는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계기로 '사회연대 임금' 화두를 던졌다. 사회연대 임금은 임금 인상 여력이 큰 대기업과 고임금 노동자의 인상 폭을 일부 억제해 중소기업 및 저임금 노동자 처우 개선과 고용 확대 여력에 투입하는 분배 제도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의 대가 차이가 100배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성과급을 정규직만 가져갈 문제인지 고민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초과이익 배분 문제는 더 이상 개별 기업 노사 차원에서만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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