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오는 11월 저평가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코스닥시장에 승강제를 도입하는 등 국내 증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세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신설해 증시로 장기자금을 유도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문턱도 낮춘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 저PBR 기업 11월 첫 공개…상장주식 평가방식 손질
재정경제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국내 증시가 주요 업종 호조와 증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시가총액 기준 세계 13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증시로 자금이 지속 유입되도록 기업가치와 시장 신뢰를 함께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우선 세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해 가계자금이 혁신기업과 자본시장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한다.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ETF 투자도 허용해 해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인다.
금융회사별 생산적 금융 실적을 담은 팩트북도 공개한다. 시장이 각 금융사의 생산적 금융 추진 성과를 직접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압박도 강화한다. 정부는 오는 11월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명단을 처음 선정해 공표할 계획이다.
만약 해당 기업이 PBR 개선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 기업의 배당정책과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점검하고 이를 주주활동에 적극 반영하도록 유도한다.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한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편도 검토한다.
현재 상속·증여 시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전후 각각 2개월간 종가 평균액으로 평가한다.
정부는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춰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평가방식을 손질할 방침이다.
◆ 내년 '코스닥 승강제' 시행…소액공모 한도 10억→30억원 확대
코스닥시장에는 기업 성과에 따라 소속 시장과 혜택을 달리하는 승강제를 도입한다.
정부는 세그먼트별 편입 기준과 혜택을 담은 세부 방안을 연내 마련한 뒤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성장기업의 자금조달 문턱도 낮춘다. 소액공모 한도를 현행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벤처캐피털(VC) 펀드의 공모 규제를 완화한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대상 분야는 기존 ▲바이오 ▲인공지능(AI) ▲우주 ▲에너지 ▲로봇 ▲정보기술(IT) 보안 ▲K-콘텐츠 등 7개에서 3개 분야를 추가한다. 정부는 하반기 중 추가 분야를 선정할 예정이다.
반면 경쟁력을 잃은 기업의 퇴출 기준은 강화한다. 동전주 등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하반기부터 본격 적용해 시장 신뢰를 높인다.
퇴출 강화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코스닥 투자도 확대한다.
코스닥 기업을 주목적으로 투자하는 자펀드를 조성하고 국민참여펀드가 최초 설정액의 10% 이상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식대금 결제주기도 현행 거래일 이후 이틀인 T+2에서 하루인 T+1로 단축한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세부 로드맵을 마련한다. 결제주기가 짧아지면 투자자의 자금 회수 속도가 빨라지고 결제 불이행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 역외 원화결제 내년 1월 가동…MSCI 선진국지수 편입 속도
정부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과 함께 원화 국제화도 본격 추진한다.
이달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운영하고 내년 1월에는 가칭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본거래 관련 외환 규제도 대폭 완화해 해외 투자자가 역외시장에서 원화를 보다 쉽게 조달하고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원화 운용 범위는 단기 금융상품 등으로 확대한다. 수출입 과정에서 원화를 사용하면 수출금융 금리를 우대하고 무역보험 한도를 상향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원화 차입 제한을 완화해 주식과 채권 결제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원화 무역금융 활성화도 추진한다.
원화 거래가 역외로 확대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외환당국의 24시간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역외 원화 유동성을 관리하고 외환시장 충격에 대응할 대외안전판도 확충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접근성 개선을 토대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한다. 이달부터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를 운영해 외국인 투자자와 정례적으로 소통하고 국내 시장에서 겪는 불편 사항을 정책에 반영한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장시간 확대와 역외 원화결제, 외국인 통합계좌 개선, 주식 결제주기 단축 등을 묶어 글로벌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MSCI가 지수 편입 여부를 판단할 때 시장 규모뿐 아니라 외환시장 접근성과 자금 이동 편의, 투자자 등록·결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제도 개선의 실제 정착 여부가 선진국지수 편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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