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싼 반도체주식'이라는 명예롭지 않은 별칭을 갖고있던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투자의견을 내놓자 다른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이에 반박하는 성격의 보고서를 내며 방어에 나서는 양상이다.
또한 하이닉스의 주가도 저점에서 탈출 하는 모습이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행진도 이어지고 잇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0원, 0.21% 내린 2만 335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1개월여전 2만 100원까지 밀리며 2만원선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17% 가량 뛰어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0거래일간 외국인들은 하이닉스를 470만여주를 순매수, 보유지분율을 약 1%포인트를 끌어올렸다. 국내 기관투자자들 또한 1900만주 가량을 순매수했다.
하이닉스 일봉 그래프 |
하이닉스에 대한 시각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주가 상승세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뿐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한 외국계 증권사는 하이닉스에 대해 "D램가격 조정이 끝났다고 보기 힘들고 올해 하반기과 내년 실적전망도 부정적"이라며 매도 투자의견을 내놓았다. 목표주가는 당시 주가보다 낮은 1만9000원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당일 하이닉스 주가는 1150원, 4.89% 급락했다.
동양종금증권 신현준 애널리스트는 지난 13일 '언덕을 넘으면 계곡의 바닥이 보인다'는 제목의 하이닉스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는 "3분기 D램 가격이 25% 급락했지만 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스페셜리티 D램 비중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영업실적을 달성했다"며 "고점(Peakout)보다는 턴어라운드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목표주가 3만 5000원과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이어 대우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하이닉스의 체력이 과거와 분명 달라졌다"며 "4분기 D램 가격 하락은 오히려 비중확대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전 하이닉스는 D램가격 하락시 감산에 돌입하며 적자를 걱정해야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원가경쟁력이 높아져 다른 경쟁사들이 감산에 들어갈 때도 버티는 힘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순이익을 1조 1200억원으로 예상했다. 순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이며,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4분기와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711억원, 4929억원으로 줄겠지만 영업이익률은 각각 23.2%, 18.7%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계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BNP파리바증권도 각각 이날 하이닉스 관련 보고서에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 5000원과 4만원을 유지했다.
BNP파리바증권은 "D램 평균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 전망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지금은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결국 D램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실적 둔화에 전망에 동의하면서도 하이닉스의 달라진 체력, 낮은 주가 밸류에이션에 더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