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그룹 신년모임에서 올해의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위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지난해 일부 사업은 철저한 준비로 고객의 인정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는 주력계열사인 LG전자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가 지난해 실적부진을 면치 못한 것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그룹 신년모임에 이어 잇달아 개최된 LG화학과 LG전자, LG상사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시무식 역시 분위기가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구 회장은 "조직 전체가 고객에게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면서 "내부 중심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질책했다.
특히 "내부 보고에 쓰는 시간을 줄여서 한 시간이라도 더 고객과 만나야 한다"면서 "책상에 앉아서 자료만 놓고 판단하는 관리자가 아닌 몸소 흐름을 알고 판을 짤 수 있는 사업가가 되라"고 주문했다.
이를 실천하듯 구 회장은 지난해 9차례나 지역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제품·소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독려한 바 있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도 이날 시무식에서 "현장을 수시로 살펴보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라"면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경험하고 제대로 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전자나 통신 등 주력 계열사들이 다소 뒤쳐졌던 것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시장을 재패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구 회장 특유의 '뚝심경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단순히 경쟁기업을 따라잡겠다는 생각을 넘어서 남다른 길을 찾아 도전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에도 반드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투자하라"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의 각 계열사는 지난해 실적부진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현장중심의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올해 전기차배터리와 태양전지, LED부품 등 그린신사업 분야의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2015년 부품소재사업에서 9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LG그룹 관계자는 "올해에는 전자·화학·통신 등 그룹 주력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면서 "부품소재 분야를 미래의 핵심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어느 해 보다도 절치부심했던 구 회장과 LG그룹이 올해 얼마나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할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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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트위터(@ys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