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주영 기자] 집권 2기를 맞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기와 마찬가지로 빌 클린턴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 자유무역 기조를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 및 외교정책 전문가인 넬슨 W. 커닝햄은 지난 5일 허핑턴포스트지 기고를 통해 "무역정책에는 양당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오바마는 민주당 정부의 전통을 이어 초당적 합의로 자유무역 기조를 이어나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우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한 수출 촉진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한미 FTA를 적극 추진했던 만큼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한국과 관련한 무역정책 기조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1993년 빌 클린턴은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북대서양자유무역협정(NAFTA)을 물려받았다. 부시 전대통령은 NAFTA가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을 두려워했다.
클린턴은 공화당의 표를 끌어들여 NAFTA를 통과시켰고, 이듬해는 제네바관세협정(GATT)을 개정해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켰다.
NAFTA의 성공은 자유무역의 본보기가 됐다. 클린턴은 요르단과 FTA협상을 진행했다. 이는 강력한 무역제재 및 노동과 환경 보호를 배경으로 했다. 이번에는 양당에서 한 표의 반대도 나오지 않았다. 클린턴은 초당적 지지로 칠레와 싱가포르와도 협상을 시작했다.
클린턴에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의 노동 및 환경 개혁을 거부하면서 뒷걸음질 쳤다. 부시는 요르단과의 무역제제 강화도 거부했다. 칠레와 싱가포르와의 협상은 진행했지만 노동과 환경분야는 강화된 무역제재 보호에서 제외했다. 중앙아메리카자유무역협정(CAFTA)과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한국 및 페루, 호주,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이 결과는 의회에서 민주당 하원 지지기반은 급속하게 쇠퇴했다. CAFTA는 민주당 하원의 15명의 지지를 얻었고,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의 FTA는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부시가 클린턴 정부의 무역정책 기조를 바꾼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이데올로기 때문이지만 정치 때문이기도 했다. 노동과 환경보호는 무역의 장애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역은 중요한 분열 쟁점이 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반 자유무역 기조로 돌아선다면, 온건하고 독립적이며 기업 마인드를 가지 민주당 지지층은 공화당으로 돌아서게 된다. 양당을 합치려던 클린턴의 노력이 분열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당시 책임있는 무역 어젠다를 진행하려면 양당의 다양한 선거구로부터 지지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오바마는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를 지지했지만, 미국 산업을 돕고 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 그는 무역조정 지원조치(Trade Adjustment Assistance, TAA)를 확대하고자 했고, 무역협정으로 피해를 입는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했다.
한편, 2기를 맞이한 오바마 정부는 환태평양파트너십(TPP), 미-EU FTA 둥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같은 무역 어젠다는 초당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노동자와 환경 문제는 무역이 경제성장을 위해 우선 중요하더라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오바마는 조심스럽고 건설적인 무역 자유화를 위해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오바마는 클린턴의 유산 위에서 자유무역이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것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시장을 세계에 개방함으로서 주도력을 가지는 것이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 4년 임기는 오바마에게 태평양과 대서양에 무역 자유화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회는 무역 이슈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통해 살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뉴스핌 Newspim] 유주영 기자 (bo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