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만약 당신이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 살고 있다면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는 지난 30년보다 앞으로 10년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주된 불확실성은 유럽 쪽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0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GDP가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을 소개했다. 지난 30년간 이 수치는 3.5%를 넘은 적이 없다.
세계 최대의 이머징 국가들이 마침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이제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2011년부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이 생산 측면에서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브릭스란 용어를 처음 만들어낸 짐 오닐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사람은 여전히 중국의 경제 규모 및 성장 속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GDP는 8조 2000억 달러로 미국의 절반가량이지만 성장률은 8%로 미국의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연례 국제금융포럼인 '암브로세티 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12.5주 내로 그리스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2010년부터는 인도를 따라잡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같은 지형 변화는 여전히 금융위기의 덫에 갇혀 있는 많은 유럽 국가들에 경외감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의 경기 침체와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성 등 많은 요소들이 유럽의 생활 양식과 국제 관계를 침식하고 있는 터라 더욱 그렇다.
유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이창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이 또 다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몇몇 유로존 국가들에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과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 영국의 EU 탈퇴 논의 등이 이러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구제기금 설립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개입정책 등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거뒀음은 인정하면서도, 유럽이 이미 시작한 경제 개혁을 여기서 멈출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특히 영국의 EU 탈퇴 논란과 관련해서는 "도미노 효과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앙은행인 SARB의 길 마커스 총재는 유럽이 여전히 이머징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