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M&A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STX팬오션이 민평보다 낮은 금리수준에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비록 청약에서 추가참가 투자자는 없었지만 정책금융기관인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KoFC)가 발행물량 1000억원중 700억원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12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전날 1.5년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연 6.70%의 금리로 발행했다.
수요예측시 제시된 공모희망금리수준이 6.50~7.00%이고, 수요참가 투자물량이 700억원이나 미달된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회사채 발행이다.
산은이 400억원을 인수키로 사전에 약정한 상태에서 KoFC가 공모희망금리 상단보다 0.30%p나 낮은 6.70%에 3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결과다.
공모희망금리가 지난 2월 25일 기준으로 민평금리 7.35%에 비해 0.35%p나 낮게 제시된 점을 감안하면 민평수준보다 0.65%p나 낮은 금리에서 발행된 것.
회사채 발행총액의 70%인 700억원을 정책금융기관들이 지원한 덕분이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수요미달 사태가 발생했지만, 애초에 주거래은행인 산은이 공개적으로 지원의사를 밝힌 상태라 금리도 상한선까지 올리지 않고 청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발행된 물량 1000억원은 산은과 KoFC가 각각 400억원 및 300억원을, 나머지 300억원은 발행주관사인 동양증권이 나눠 가졌다.
발행신고시 100억원과 50억원을 인수키로 약정했던 HMC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배정받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청약에서 추가로 참가한 투자자는 전무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최근 STX팬오션을 공개적으로 지원한다는 산은의 입장표명이 회사채 시장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불러오지 못하는 측면이 엿보인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강만수 회장이 STX팬오션 회사채 발행 지원을 언급했다는 보도를 봤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감지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청약결과도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청약에 투자자가 추가로 참여했다면, 회사채 시장이 산은의 지원의사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향후 여기에 반응했을 수 있다는 무산된 기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편, STX팬오션은 이번 발행자금 1000억원 중 700억원은 이날 만기도래한 회사채 2000억원의 상환에 사용하고, 300억원은 시설자금 투자용으로 이용한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