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이 아프리카에 2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다. 장기적으로 믿을 수 있는 천연자원 공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앞으로 일본 기업의 아프리카의 에너지 및 광물 프로젝트에 20억 달러(원화 2조 2326억 상당)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향후 5년에 걸쳐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광물 프로젝트와 관련한 직접대출, 발행채권 인수, 지분투자 등의 형태로 자금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산업상은 아프리카 15개국 대표와 회동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일본 기업들의 (아프리카) 투자를 도모하고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에 대해 미국 금융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한 주도적 투자국으로 올라선 가운데 일본이 아프리카에 도로, 철도 및 유틸리티 건설에 대한 자국 기술을 제공해 중국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당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의 엄격한 투자 방식에 불만을 갖기 시작한 상황이라, 일본은 자국 기업들의 전형적인 장기적 접근방식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아프리카 대표들 역시 이 같은 일본 당국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일본 업체들에게도 이번 제안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존 반데 말라위 광산부 장관은 마르베니와 같은 무역업체서부터 도요타 등 자동차업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에서 앞서 언급한 업체들과 같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정직한 이미지와 기술지원 및 장기적 투자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장관은 이번 일본과 아프리카 장관급 회동이 아프리카 자원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증가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일본과 아프리카의 '윈-윈'하는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다음 달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아프리카 개발에 대한 정상급 국제컨퍼런스를 앞두고 열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