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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채권 붐, 위기 요인? "과거완 달라" 반론도

기사등록 : 2013-05-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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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B "흐름 역전 가능성" VS. 핌코 "채권자 지위"

[뉴스핌=이은지 기자] 동남아시아 채권시장이 값싼 유동성에 호황을 맞자 또다시 거품이 발생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지금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22일 자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선진국들에서 흘러나온 핫머니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가장 큰 금융 위기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딜로직(DeaLogic)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이후 아시아 지역 통화로 발행된 채권의 5분의 1(20%))이 신규 발행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새로운 회사들이 매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 비율이 통상 3% 미만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 채권시장에 대한 거품 우려가 제기된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완화책 때문에 아시아 시장으로 자본이 몰리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금리가 갑자기 오른다면 얼마나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것인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

※출처: 딜로직, 씨티. FT에서 재인용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정부는 최근 해외 자본의 급격한 유입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가 되살아날 경우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월 이후 아시아 지역에 투자되는 채권형 펀드로 흘러들어온 개인 투자 자금만 56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진국들의 초저금리와 낮은 성장률이 아시아 시장을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시킨 것은 자명하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은 아시아지역 채권을 훨씬 더 많이 소유하게 됐다.

예를들어 인도네시아 루피아 국채의 경우 3분의 1이 가량을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말 기준 6분의 1 이하에서 오른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국채 보유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선진국들이 급작스럽게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안정성이 위협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채권시장의 지위가 15년 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시아 지역으로 오는 자금이 장기간에 걸친 전략적인 배분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세계의 채무자에서 채권자로 지위가 변했다"고 말했다.

연기금, 생명보험, 채권에 초점을 맞춘 뮤추얼 펀드 등의 성장세는 중요한 방어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달러화 보다 자국 통화로 돈을 빌리는 아시아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보다 성숙한 시장인 한국을 제외하고 신흥국가들의 자국 통화 채권 규모는 달러화 채권에 비해 5배 많았다.

1997년 금융위기 당시 기업과 정부 채무의 많은 부문을 달러화가 차지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높은 달러화 채무 비중은 선진국 자금이 아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가자 달러화 채무를 훨씬 비싸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화가 빠져나갈 수록 자국 통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했고 이는 기업과 정부의 파산 가능성을 높이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자금이 아시아 국가에서 빠져나간다면 이는 여전히 아시아 통화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1990년대와 같이 정부와 기업의 채무 부담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예전과는 달리 전반적인 기업의 부채가 심각하게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가 15년전에 비해 보다 자립성이 커진 것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은 무역 블락을 형성하고 상호 보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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