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의 정보사찰프로그램 '프리즘'의 존재를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에콰도르 망명 절차가 적어도 수개월은 걸릴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 보도에 의하면,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파티노 장관은 앞서 에콰도르에 망명을 신청하고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 중인 줄리언 어산지 사례와 비교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산지의 망명 신청을 허용하는 데 2개월 정도가 걸렸다"며 "이번에는 더욱 빠를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티노 장관은 또 스노든의 망명 허용을 검토하는 중에도 그를 보호해 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스노든이 에콰도르 대사관에 오면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의 교역 관계에 가져올 악영향 등 모든 위험 요소를 감안할 것"이라며 망명 허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파티노 장관은 이 외에도 스노든의 망명 신청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티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한 외신 보도 이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스노든에 대한 망명 허용 여부 결정이 하루가 걸릴 수도 있고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으며, 심지어 어산지의 경우처럼 2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일부 언론은 내 발언의 첫 부분을 잘라내고 둘째 부분만 전했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망명을 위해 홍콩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한 스노든은 현재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환승구역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이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스노든은 자유인"이라며 "그가 원하는 어떤 곳으로든 비행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현재 미국 정부가 그의 여권을 말소함에 따라 신분증이 없는 상태로, 이로 인해 러시아에 입국하거나 제3국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