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두고 18일 도쿄 시장의 달러/엔 환율이 다시 100엔을 넘어섰다.
주요국 정책당국자들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결론을 내올지 주목된다.
오후 3시 넘어 달러/엔 환율은 100.09/100.12엔에 호가되고 있다. 유로화가 당소 강세를 보인 가운데, 유로/엔도 131.06/131.10엔의 강보합을 유지했다.
이번 G20 회의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직면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확대 이후에 열리기 때문에, 관련된 다양한 의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G20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는 있어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답까지는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7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반기 의회 증언에서 크게 새로운 내용을 내놓지 않자, 일본 증시가 상승하고 환율도 따라 올랐다. 그 동안 전 세계 금융시장은 버냉키 증언에 모든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떠들썩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을 되새겨야 했다. 정책 변화를 이해하는 사이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줄어들었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이 이제야 우리가 보낸 메시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줄어든 것을 인용했다.
하지만 결국 빠르면 9월부터 양적완화가 축소되기 시작할 수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 종료된다는 시장의 관측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관심은 이날 다시 진행되는 버냉키 의장의 후속발언에도 가있지만, 이보다는 주요20개국에서 미국의 입장, 중국의 역할, 유로존의 요구 그리고 신흥시장 불안정에 대한 공동대응 가능성 등 중요한 의제가 산적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은 미국의 QE 축소가 미칠 파장에 대해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연준이 국내여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당국자들은 신흥국의 미국에 대한 불만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캐나다 당국자는 미국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고 말해 우회적인 지원을 했다.
미국 당국은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앞선 G20에서 버냉키 의장은 "당분간 변동성은 견뎌내라"면서 "미국이 좋아지는 것이 신흥국에게도 결국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의회 증언 때문에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는 버냉키 의장이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깊다. 앞서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성토장이 됐던 G20 무대를 이제는 중국 '리커노믹스'에 대한 공세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재무성의 후루사와 미쓰히로 국제담당 부대신은 인민은행(PBoC)의 최근 자금시장 동요에 대한 대응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상황이 아직 진행형이지만, 최근 드러난 여러가지 변화에 대해서는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강력한 완화정책과 성장전략에 대해 설명할 것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국들은 일본 감싸기를 했지만, 이제는 점차 내외적으로 우려의 시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당국자들은 그들대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여타 주요국들에게 '재정전략'을 보다 명확하게 할 것을, 특히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장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G20 회의에서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조세회피를 억제하기 위한 공동 대응 문제가 주요한 의제로 설정되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로 숨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속에는 국제 조세규제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