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달 금융정책회의에서 일본 중앙은행 위원들이 대규모 완화정책의 부작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13일 일본은행(BOJ)이 공개한 7월 정책의사록에 의하면, 몇몇 정책심의위원들은 당시 "금리 안정을 위해서는 재정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재정건전화를 촉구했다.
이 중 한 위원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국채 매입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불균형을 누적시키거나 재정건전화 노력을 후퇴하게 만들 가능성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수 위원들은 대규모 국채 매입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크게 억제하고 있다고 평가햇는데, 일부 위원들은 유동성이 줄어든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위원은 "유동성 프리미엄이 금리에 부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제기했다.
다만 BOJ 위원들은 4월에 도입된 양적, 질적 완화정책으로 기업과 가계의 지출을 늘릴 수 있는 금융여건의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며, 특히 경제와 물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것을 높게 평가했다.
애초에 중앙은행이 원했던 일본 금융회사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규제와 위험관리 면에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로 봐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일본 경제의 회복 흐름에 대해서 7월 BOJ 성명서는 2년 반 만에 "회복"이란 문구를 사용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기업부분의 지출이 일어나는 선순환도 이제 막 나타나고 있어 예단하기 힘든 면이 있다는 점에서 '회복'이란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겠느냐는 지적도 내놓았다.
또 일부 위원들이 소비자물가 전망은 여름 이후에는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전 세계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업 가격 결정에서는 일부 변화의 조짐이 발견되지만, 물가 상승에 중요한 임금상승 면에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 BOJ 위원들 일부는 "연준의 의도가 시장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과 "신흥시장에서 자금 유출 영향이 과거처럼 클 수 있다"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자체는 경제의 회복이 전제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신흥국이나 세계 경제 전반에 좋은 일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한 위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한 것은 "의도하지 않은 금리 상승이나 금융 불안을 예방하고 경기 하방 위험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제기했다.
BOJ 위원들은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질적 균형 성장'으로 전환된 만큼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로 돌아갈 가능성을 줄었다"는 점에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면서, 당장은 경기 하방 위험이 되지만 길게 보면 세계 경제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