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출렁이고 있는 자국통화 방어에 안간힘을 쓰는 동안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규모 기준 아시아 10대 중앙은행들 중 여섯 곳이 올 들어 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외환보유액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최근 인도와 함께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18%가 줄어들며 사상 최대 수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7월 중 외환보유액은 927억 달러로 근 3년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인도의 경우도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올 들어 외환보유액은 4%가 줄었다.
또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000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느린 증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보유액을 자랑하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는 6조 5000억 달러로 올 들어 2.4% 늘었는데,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더딘 증가세다.
스코티아뱅크 선임 외환전략가 사차 티하니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기간 동안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 안정을 꾀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상당 수준 사용할 것”이라면서 “특히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외환보유고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ING는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줄면서 그간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다변화의 혜택을 입어왔던 유로나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스웨덴 크로나, 노르웨이 크로네, 한국 원화 등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환율리서치 대표 칼럼 헨더슨은 “외환보유액 다변화의 역전 현상을 어느 정도 보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으로 혜택을 봐왔던 G10 통화들이 이제는 상당 수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연준이 양적완화로 풀었던 달러를 거둬들이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가 강세로 전환, 아시아 통화들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며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 루피화는 지난 22일 달러 대비 65.56루피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올 들어서만 13%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의 루피아화 역시 달러화 대비로 1만 853루피아까지 떨어지며 4년여래 최저치를 새로 썼고, 올 들어서는 12% 떨어진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