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글룸, 붐 앤 둠'의 발행인이자 신흥시장 투자자인 마크 파버(Marc Faber)가 중국 경제가 현재 4% 정도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견을 재차 내놓았다.
최근 중국 공식 경제통계가 빠른 경기 회복 양상을 시사하자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 등 투자은행 분석가들이 성장 전망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비관론을 고수하는 헤지펀더 짐 채노스는 "공식 성장 통계를 믿지 않는다"며 신용 위기 경고를 유지했다.
25일 싱가로프에서 열린 스카이브릿지 '대안 컨퍼런스'에 참석한 파버는 CNBC 방송 기자에게 "내가 한 경제전문가에게 중국 경제는 연 4%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마이너스 4% 말이냐'는 농담이 돌아왔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경제 통계는 상당 부분 조정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 신용이 경제시스템으로 장기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상하이 건설지구 [사진=AP/뉴시스] |
앞서 헤지펀드 키니코스의 창업주인 채노스도 파버와 같은 주장을 펼쳤다.
최근 중국 무역지표에서 수입이 수출보다 작은 것을 들어 중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 채노스는 앞서 24일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마켓 50 서밋에서는 "중국의 신용 주도 성장 모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30%~40%에 달하는 신용을 공급하면 정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날 파버 발행인도 중국 무역지표를 건드렸다. 그는 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경제전망을 밝게했지만 이것만 봐서는 안 된다면서, "대만이나 한국 등 중국과 교역이 많은 주변국들의 무역 통계를 보는 것이 중국의 수요 변화를 측정하는 또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는 정부 공식 통계 상으로 지난 2012년에 7.7% 성장했고, 2013년 들어서는 7.5% 정도로 둔화됐지만 목표 수준에 접근해 있다.
전날 뉴욕 소재 민간 조사업체 '차이나 베이지북 인터내셔널'은 분기 중국 경제 서베이 보고서를 발표하고, "조사 결과 3분기(7~9월) 중국 기업 이익과 매출, 부동산 판매와 기업 설비 투자 등이 모두 약화되거나 둔화된 것으로 나왔다"면서,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편, 채노스는 중국이 5년 내에 '신용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 반해 '브릭스(BRICs)' 용어를 처음 사용한 전(前)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은 여전히 중국 경제가 5년 내에 두 배로 성장,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오닐은 채노스와 함께 컨퍼런스에 참석, "중국 정부 당국자들은 어려운 과제를 푸는데 주저함이 없다"면서 "용의주도하게 성장률은 낮추면서 주택시장의 연착률을 이끌고 또 대출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오닐은 채노스와 마찬가지로 중국 광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상을 용인한 것에 놀랐다면서, 이것이 수출주도 경제에서 내수 주도 경제로의 전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