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최근 한 달 새 미국 벤치마크 유가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뿐만 아니라 멕시코만 등 미국 전역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급락, 국제시장의 브렌트유 등과 가격 격차(디스카운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미국 원유의 '디스카운트'의 배경으로 셰일혁명을 지목했다. 셰일 혁명으로 원유 생산이 늘면서 텍사스와 다코타 북부 지역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공급되고 수출은 막혀있어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
실제로 멕시코만의 루이지애나 저유황경질유(LLS)와 마스(Mars) 유종 가격은 지난 10월 이후 각각 배럴당 95.25달러와 91.25달러로 10% 가까이 빠졌지만, 같은 기간 브렌트유의 경우 낙폭이 2%에 불과했다.
JBC에너지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웨치는 "미국 원유시장 전체가 국제 유가와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내부의 원유 수송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는 반면 국제시장으로 수출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멕시코만과 같이 주요 정제 허브에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매수자들이 몰리지만 현재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법안 때문에 멕시코만의 값싼 원유가 캐나다 동부 지역 등으로 향하는 등 새로운 거래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재고 수준은 미국 원유가 어디든 가야 하는 압력을 의미하는데, (수출금지안 때문에) 캐나다가 유일한 목적지”가 된다고 한 트레이더는 말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뉴욕과 필라델피아 부근으로의 석유 수송 역시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장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멕시코만의 가격 하락은 전 세계 시장으로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에 원유를 판매하는 중동과 남미지역 수출업체들이 참조하는 멕시코만의 원유 가격 하락 때문에 매츨 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것.
한편 이 같은 멕시코만 가격 약세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지 여부에 대해서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 일부는 정유업체들이 유지보수 기간에서 벗어나 더 많은 수요가 나타나면 브렌트유와의 가격 격차가 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제업체들이 비축분에 대한 세금을 부과받는 올해 말이 지나기 전까지 재고 축소에 나설 예정인 만큼 국제유가인 브렌트유와의 가격 격차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