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주요 국가들이 내년 석유 수요 증가에 대해 낙관하며 감산은 필요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OPEC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는 이란과 리비아, 미국이 석유 공급을 늘린다 해도 OPEC이 감산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3국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랍 석유수출국 회의에서 OPEC이 내년에 석유 감산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내년 국제 석유시장이 균형과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낙관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미국의) 셰일오일은 사우디와 OPEC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무스타파 알-셰말리 쿠웨이트 석유장관 역시 "셰일오일로 OPEC을 비롯한 석유생산국에 겁 주려 해서는 안된다"며 "OPEC은 향후 몇 년간 석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압둘 카림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도 "석유 공급은 수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시장의 초과공급에 대한 어떠한 우려도 없다"고 언급했다.
[출처: OPEC 홈페이지] |
또한 최근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인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어 세계 시장에 석유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하면 OPEC 일부 회원국들이 감산에 나서야 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연안국들이 유력한 감산 후보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OPEC 내에서 이들 세 나라의 석유 생산 비중이 절반을 웃돌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미국의 산유량이 2016년에는 1970년 이후 최대 규모인 하루 96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OPEC은 지난 4일 열린 총회에서 내년 6월까지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OPEC은 2011년 하루 총 석유 생산량을 3000만배럴로 정한 뒤 줄곧 이를 상한선으로 고수하고 있다.
그간 석유 생산이 제한됐던 이란과 리비아 역시 석유 증산 의지를 밝히고 있어 내년 석유시장의 가격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이란은 그간 서방의 제재를 받는 사이 이라크가 자국의 석유 고객들을 빼돌렸다고 비난하며 이라크가 감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비아 역시 지난 5개월간 반군이 폐쇄했던 석유 수출항 문을 다시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유가는 다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반적인 원유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이달석 에너지정보통계센터장은 지난달 열린 국제 원자재포럼에서 "비OPEC 국가들의 공급 증가세 지속으로 내년 연평균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불안 속에 유가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연간 기준유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104.55달러로, 내년 유가를 배럴당 102.71달러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