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뚜렷한 상황에 글로벌 주요 상품 통화가 일제히 강세 흐름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상품 통화가 원자재 블랙홀로 통하는 중국 경제와 탈동조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6개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상승률 상위 1~5위 통화에 브라질 헤알화를 포함한 상품 통화가 포진했다.
헤알화가 이달 들어 4% 이상 상승했고, 노르웨이 크로네와 뉴질랜드 달러화가 4% 내외로 올랐다.
남아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4% 가까이 상승했고, 중국 경기 둔화에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던 호주 달러화 역시 이달 들어 2.4% 올랐다.
원유를 중심으로 7개 주요 상품 가격이 지난달 2.9% 하락한 후 이달 1% 상승 반전한 데 따라 관련 통화에 매수 유입이 활발한 상황이다.
이 밖에 칠레의 페소화도 연초 이후 1% 올랐고, 캐나다 달러화 역시 완만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상품 통화 움직임에 대해 중국 경제와 탈동조화가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뉴질랜드 우유부터 브라질 철광석까지 전세계 곳곳의 원자재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중국 경제의 향방이 관련 통화의 등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지만 연결고리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연초 대다수의 투자가들이 예상했던 달러 강세가 빗나가자 상품통화의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청산하는 움직임이다.
씨티그룹 선진국 통화 전략가인 스티븐 잉글랜더는 “연초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지표의 뚜렷한 호조와 함께 달러화 강세를 예상했으나 이와 달리 달러화는 미지근한 흐름을 보이는 동시에 상품 통화가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며 “상품 통화에 대한 숏베팅 포지션 청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경제는 제조업을 필두로 둔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여기에 4조8000억달러로 추정되는 그림자 금융과 관련된 리스크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 당국의 시장 통제가 강화, 유동성 경색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상품통화의 움직임은 이 같은 ‘차이나 리스크’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댄 도로 리서치 헤드는 “중국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품통화 등락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리스크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상품통화가 중국 경기 동향이 아니라 달러화 약세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