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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먹은 러시아, 서유럽에서 한중일로 '간다'

기사등록 : 2014-03-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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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아시아 협력 강화시 美·EU 경제제재 영향력 상실"

[뉴스핌=노종빈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으로 서유럽에 집중됐던 러시아의 천연가스 판매망이 변화할 전망이다.

먼저 러시아에 크게 의존해왔던 서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전략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러시아 자원기업들의 아시아 진출 역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19일(현지시각)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분석이다.

당장 오는 5월로 다가온 중국과 러시아 간의 천연가스 공급 협상 결과가 관심이다.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즈프롬과 중국 정부는 10년 이상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에너지 협력분야 전문가인 백근욱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해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며 "푸틴 정권은 아시아 시장으로의 관심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이뤄진다면 향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 봉쇄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 측에서도 일본과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각국으로의 에너지 공급사업의 시장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트 대표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과 한국은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도 산업화 과정에서 더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쿠릴 열도 등과 관련한 영토 분쟁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도 견제하겠다는 속셈이다.

한국의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왔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9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부정하긴 했지만 경제 제재 조치와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일치하진 않지만 중국·러시아와 에너지 및 인프라 협력 강화를 의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정책 중 하나인 '유라시안 이니셔티브' 추진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

천연가스 수입 과정은 해상을 통한 액화 운송 및 기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때문에 파이프관를 통한 직접 공급은 해상운송에 비해 15% 정도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백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 간 협상에서 천연가스 공급 가격이 결정되면 일본이 가장 먼저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에너지 판매망 변화는)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큰 변화의 흐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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