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자 환율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사례는 아니다.
브라질 정부가 6%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인위적인 헤알화 강세를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헤알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하락하면서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헨더슨 메이플크로프트 글로벌 리스크 애널리틱스 애널리스트는 "통화 운용은 브라질 정부가 구사하는 정책 전략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호세프 대통령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알/달러 환율 추이 [출처: 나이스신용평가사] |
올해 들어 헤알화 가치는 7% 가량 절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헤알화 절상 폭이 이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헨더슨 애널리스트는 "헤알화 가치는 올해 달러 당 2헤알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은행과 스페인 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BVA)의 애널리스트들도 "브라질 중앙은행이 헤알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외환스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2월 일일 외환스왑 거래를 하겠다고 발표한 후 시장에 2억달러를 매도하면서 통화가치를 조절해 왔다.
마리오 토로스 전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국장은 "현재 브라질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통화절상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물가상승률 및 기준금리 추이 [출처: 브라질 중앙은행 (나이스신용평가사 재인용)] |
그러나 현재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6%를 웃돌고 있다. 중앙은행이 2010년 이후 목표치로 삼은 4.5%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금리 인상으로도 풀지 못한 인플레 문제를 통화 강세로 해결하려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지 못해 헤알화 강세가 얼마나 유지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카라마스키 크레디트 아그리콜 바실 수석 전략가는 "브라질은 현재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헤알화 강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헤알화는 달러 당 2.5헤알 수준으로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4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올해 헤알화 가치는 달러 당 2.48헤알을 기록,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