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전문가들은 향후 위안화 가치가 계속 내릴지, 다시 강세로 돌아설지는 중국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단기간내 강세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드물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여전히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과 비교적 큰 금리차로 인해 위안화가 약세 일변도로 흐르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위안화 단기 강세전환 가능성 희박
딩즈제 (丁志傑) 대외경제무역대학 금융학원 원장은 "앞으로 위안화 환율은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때로는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가 때로는 하락하는 쌍방향 변동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이 쌍방향 변동 추세로 가면서 국제자본 유동성 흐름도 쌍방향으로 변화함에 따라 외환 헤징 부담이 줄어들고 지급준비율을 하향조정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이 것이 금리 인하로 이어져 실물경제의 융자 비용을 낮춰 제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경제학자는 "올해도 위안화가 여전히 가치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그 근거로 중미간 무역불균형과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세를 들었다.
친궈러우(秦國樓) 중국 광대(光大)그룹 전략기획부 부총경리는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해 지난 10년간 피동적으로 외환을 매입, 3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축적했지만 위안화 환율이 쌍방향 변동으로 바뀌면 중앙은행의 외환 시장 개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둥량(劉東亮) 초상(招商)은행 수석금융분석가는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중간가격)을 보면 아직까지는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본이 대거 유출되는 현상도 없다"면서 "중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적정한 수준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감당할 능력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기업이 위안화 약세 지속에 대비해 일정 규모의 외환을 비축해 두고 있다는 사례를 들면서, 위안화 가치가 단기간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위안화 환율, 금리차이와 당국 의중에
물론 위안화 가치가 무한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없다. 위안화와 외환과의 금리차가 존재하고 중국 경제가 대체로 안정 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올 2분기에는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류둥량 수석금융분석가는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달러화 변동 추이 △경제지표 △중국 통화당국의 정책을 들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와 미 달러간 금리차가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며 "향후 6~12개월내 위안화 가치가 3%~5%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6~12개월 이후에는 중미 양국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 중미간 실질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위안화 가치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그룹인 노무라홀딩스도 2개월 연속 지속된 위안화 약세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노무라홀딩스는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가 자금 유출을 억제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올 12월 31일까지 위안화 가치가 3.5% 올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0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통계에서 노무라홀딩스의 지난 4개 분기 위안화 전망 예측 정확도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크레이그 챈(Craig Chan) 노무라 아시아 외환전략 부문장은 "자본 해외 유출은 중국 국내시장의 불안정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이 현재의 위안화 약세를 중장기적 추세로 판단하는 것은 중국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는 국제 투기자본을 단속하려는 중앙은행의 개입 속에서 올 초부터 현재까지 2.5% 넘게 하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3월 18일 발표자료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금융기관의 외국환평형기금 신규 증가분은 1282억위안. 신규 증가치로는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4개월 중 3개월간의 외국환평형기금 신증 규모가 4000억 위안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이는 2월들어 국제자본 유출이 그 만큼 늘어난 것을 방증한다. 중국 경제둔화 조짐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 핫머니가 중국에서 이탈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