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꾸고 있다. 서방 주요국이 러시아에 추가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생길 위험을 제거(헤지)하려는 움직임이다.
26일(현지시각) 미국과 EU는 러시아에 대한 공동 제재조치 시행에 합의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뤼셀 EU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크림 합병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
현재까지 서방 주요국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조치는 글로벌 경제에 주는 충격이 제한적이었다. 비자발급 제한이나 자산 동결 조치는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관련 산업이나 무역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딥 쿠마 매니저는 "앞으로 러시아 신용등급이나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제재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달러화나 달러표시 자산 가치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역이용하기 위해 펀드자산의 구성을 바꾸고 있다.
닐 메도우스 로렌시아 펀드 설립자는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될 경우 이익이 발생하도록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며 "러시아산 팔라듐과 곡물에 대해서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될 경우 러시아산 팔라듐과 유럽산 곡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분기별 온스당 팔라듐 가격 추이 [출처: 골드실버월드] |
27일(현지시각)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네덜란드 ABN 암로은행은 올해 2분기 온스당 팔라듐 가격 전망치를 기존 600달러에서 7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 추가 제재를 논의하면서 팔라듐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밀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흑해 주변국들은 세계 밀 수출의 20% 가량을 담당한다. 이 지역 정정불안이 커져 밀 수출이 둔화되면 밀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마르쿠스 스토르 페리펀드 헤지펀드 대표는 "투자자들이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이 또 한 번 크게 폭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