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번지면서 채권펀드의 자금 흐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를 지속,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9000억달러 규모의 ‘시한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다.
(사진:AP/뉴시스) |
2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면세 혜택이 없는 채권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9000억달러에 달했다.
펀드로 자금이 홍수를 이루면서 장기간에 걸쳐 채권 시장 랠리와 수익률 급락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상승 조짐을 보인다는 데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풀어낸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경기 회복 및 고용 개선과 맞물려 마침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여지가 높아지고,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연준의 자산 매입이 종료되면서 신용시장에서 투자자금의 ‘엑소더스’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고개를 들었다.
JP 모간의 얀 로이즈 전략가는 “연준이 긴축에 나서면 하이일드 본드와 유동성이 떨어지는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급속하게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질 경우 금융시장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언급했을 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8%포인트 상승한 데 따라 채권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자금 유출에 따라 채권자산 가치가 2480억달러 증발하 것으로 집계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한 정크본드 수익률은 최근 5.6%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고, 10년 평균치를 3.4%포인트 밑돌았다.
이에 대해 블랙록은 정책자들이 일부 채권형 뮤추얼펀드의 상환과 관련, 보다 엄격한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