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값이 연일 녹아 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종료에 일본은행(BOJ)의 ‘깜짝’ 부양책, 여기에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
최근 5거래일 사이에만 금 선물은 6%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저가 매수를 추천하는 의견이나 바닥을 선언하는 애널리스트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금 선물이 1000달러를 뚫고 하락, 세 자릿수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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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선물 12월 인도분은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8% 하락하며 온스당 1150달러 아래로 밀렸다. 이에 따라 금 선물은 5일 사이 6.5%의 낙폭을 기록했다.
사정은 은 선물도 마찬가지다. 은 선물 12월 인도분은 이날 3% 이상 급락하며 장중 15.44달러까지 떨어졌다.
연준의 QE 종료와 BOJ의 부양책이 달러화를 밀어올린 것이 금값에 가장 커다란 충격을 가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가트만 레터의 데니스 가트만 대표는 “금에 비해 은의 펀더멘털은 상대적으로 매우 강하지만 실상 가격에는 이렇다 할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온통 달러화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TD증권의 마트 멜렉 상품 전략가는 “금에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반등의 여지를 찾지 못하는 움직임”이라며 “아직은 지지선이 지켜지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미국 경제 회복이 더욱 뚜렷해질 경우 금값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부양책에 한 걸음 더 속도를 낼 경우 금값이 지지선을 뚫고 미끄러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BOJ의 부양책 발표 이후 유로화가 엔화에 대해 6년래 최고치로 올랐고, ECB가 이를 견제하기 위한 맞대응에 나설 경우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를 초래해 금값이 또 한 차례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멜렉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1000달러 내외까지 밀리는 상황을 보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 현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고, 이에 따라 금 선물의 하락에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HSBC의 짐 스틸 애널리스트는 “금 주화의 투자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며 “현물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경우 최근 금융시장에서의 금값 하락은 과매도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