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중국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로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다. 시장은 매수재료라고 판단하면서도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위안화 동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유보적인 판단을 내놨다.
지난 21일 중국 인민은행은 예금금리를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대출금리를 6.0%에서 5.6%로 0.4%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년 4개월만의 전격 인하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도 추가 부양책을 시사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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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기준금리 인하가 롱(매수)재료가 되는 것은 사실이나 큰 폭의 랠리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가 환율전쟁에 본격 가담할 가능성과 최근 엔화를 따라 약세를 보인 원화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글로벌 시장의 리스크온(위험자산선호) 분위기와 최근 국내시장의 강세 랠리가 부담이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시장은 롱스럽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우리도 더 완화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돈이 풀리는 것과 크게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서도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기준금리를 내리면서도 은행 상환폭은 늘렸다"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격적으로 공급한다기 보다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위안화가 원화보다 약세로 가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선진국들이 움직여주니 내년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있다"면서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수는 있겠으나 달러/원 환율도 같이 봐야 하고 중국 기준금리 인하 이슈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좀 무리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이 돈을 푼다고 해서 당장 경제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가격변수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환율"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화 약세기조 속에 위안화가 어떻게 움직일 지에 따라 반응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기준금리 인하 이슈가 직접적으로 국내 채권시장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요인이나 글로벌 통화정책을 같이 보면 금리 하락 안정 요인"이라며 "중국의 금리 인하는 그동안 정책 스탠스의 변화를 의미하고 중국 내수 총수요 회복 경로와 우리나라 펀더멘털에도 도움을 주는 요인이어서 장기적으로 국내 금리 상승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ECB를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결국 중단기적으로 국내외 금리를 보다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변동성은 제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