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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더 뚜렷해진 경영승계 구도..이재용 부회장 '우산' 속으로

기사등록 : 2014-11-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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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서현, 호텔·패션만? 이재용 중심 지배력 굳어져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부재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경영승계 그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금융과 건설업 등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서비스업과 중화학, 상사 분야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담당 사장이 패션과 광고업을 각각 이어받는 구도를 점쳐왔다.

그러나 26일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매각, 제일기획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분 취득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같은 구도는 '삼성=이재용 단일체제' 이상으로 해석하기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삼성의 경영승계 구도가 더 뚜렷해진 셈이다.

삼성-한화 M&A

삼성은 이날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및 방산 주요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했다. 총 매각 대금이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각종 사업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마하경영 차원의 선제적인 결단이다. 사업재편의 큰 그림 차원에서 올 초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된 사안이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빅딜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삼성 지배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해석한다. 계열분리 등 분할 승계보다는 '이재용 지배 우산' 속으로 삼성의 각종 사업이 들어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초 석유화학 사업은 이부진 사장의 몫이라는 해석이 높았다. 물론 삼성이 이를 공식화한 적은 없다. 다만 이부진 사장이 삼성종합화학에 흡수합병된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33.18%)였고, 삼성종합화학에서도 4.95%의 지분율로 개인 최대주주를 유지해 왔다. 이같은 지분은 향후 계열분리의 그림으로 해석되며 '이부진=석유화학' 승계구도가 정설로 자리잡았었다.

사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경영에 전념하고 있으나, 아직 호텔신라의 지분이 전혀 없다. 때문에 최근 상장한 삼성SDS(지분율 3.9%)와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지분율 8.3%) 보유지분을 통해 현금화든, 주식스왑이든 호텔신라 지분 인수에 필요한 실탄이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여유분이 남으면 석유화학 분야 등에서도 지분을 늘려갈 발판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빅딜을 놓고 보면 이같은 관측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이부진 사장은 이제 삼남매 모두가 주요주주인 삼성SDS와 제일모직 보유지분 말고는 지배력을 가진 계열사가 없게 됐다. 호텔신라의 경영을 맡고 있으나 이재용 부회장의 재가가 없다면 향후 호텔신라 지분을 취득해 독립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이서현 사장 역시 지분 현황만 고려하면 이부진 사장과 비슷한 입장이다. 제일모직 지분 8.3%를 보유하고 제일모직 패션담당 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제일모직이 이서현 사장의 몫이될 가능성은 현재로써 희박하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에 해당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25.1%의 지분율로 제일모직 최대주주다.

증권가에서는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제일기획이 이서현 사장의 몫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재가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이날 제일기획이 자사주 16% 중 10%(1150만주)를 2200억원에 삼성전자에게 팔아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지분 인수로 제일기획 주식을 12.61%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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