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4조달러 규모의 선진국 국채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 시대로 본격 진입했지만 ‘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어 유럽의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뉴노멀’이 두드러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파격적인 양적완화(QE)를 단행하는 등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어 채권시장의 비전통적인 현상 역시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채권 수익률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CB의 1조1400억유로 규모 자산 매입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ECB는 오는 3월부터 월 600억유로 규모로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회사채 시장의 투자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4조달러 규모의 선진국 국채시장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은 비중 확대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독일부터 프랑스, 일본에 이르기까지 십여 개 국가의 국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상황. 지난주 독일 5년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0.06%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등 선진국 국채 수익률의 새로운 기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 국채 수익률도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5개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올들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는 데다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지극히 낮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더욱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의 QE가 위험자산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국채로 수익률을 올리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이체 애셋 매니지먼트의 올리버 에히만 채권 헤드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며, 투자자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새로운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JP모간과 골드만 삭스 등 10여개의 월가 투자은행(IB)이 올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다.
지수 연계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경우 매입할 수 있는 국채 영역이 제한적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프랑스 국채를 최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고, 뱅가드는 대표 펀드인 토탈 인터내셔널 본드 인덱스 펀드의 40% 이상을 일본과 독일, 프랑스 국채로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