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D의 공포’가 독일까지 확산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효과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꺾이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어 ECB의 유동성 공급에도 인플레이션 추가 하락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달 인플레이션 낙폭은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전월 대비 물가는 1.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를 필두로 에너지 가격이 내림세를 지속한 데다 음식품 가격도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렸다.
19개 유로존 회원국 전체 인플레이션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업계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지표가 마이너스 0.5%를 기록, 전월 수치인 마이너스 0.2%에서 악화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는 독일 지표가 집계되기 이전 예상치인 만큼 실제 수치가 더욱 크게 꺾일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코메르츠방크의 마르코 와그너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유로존의 1월 인플레이션은 마이너스 0.6%까지 밀렸을 여지가 높다”며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만큼 ECB가 자산 매입 규모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오는 3월부터 월 600억유로 규모로 국채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향방을 단시일 안에 돌려놓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 전망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는 만큼 물가 하락 압박이 진정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이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 것”이라며 “ECB의 자산 매입과 유로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가 가시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독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실망감에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떨어졌다. 특히 독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983%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를 밑돌았다. 장중 수익률은 0.936%까지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