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일본 경제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신호들이 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반등일 뿐 장기적 침체 추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 : AP/뉴시스] |
일본경제연구센터(JCER)가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가 최소 연 3% 증가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같은 서베이에서 향후 2년 동안 연 성장률은 1.5~2%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데다 엔화 약세가 수출은 물론 관광산업에까지 기여하면서 일각에서는 침체 국면은 완전히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조 개혁에 대한 정치적 반대가 심해지고 있으며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여전히 팽배해 장기적 추세는 여전히 아래를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 총리가 목표로 하는 디플레이션 타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뉴스레터 에디터 리차드 카츠는 "상황은 변하게 마련이지만 순환적 추세와 장기 추세에는 차이가 있다"며 "기본 (침체) 트렌드에는 변화의 조짐이 없다"고 분석했다.
JP모간 이코노미스트 아다치 마사미치도 올 하반기 물가 반등이 예상되긴 하지만 저유가 때문에 일본은행(BOJ)의 경기 부양에도 불구하고 "3월부터 11월까지 일본이 다시 디플레이션 상태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BOJ가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올해 일본 경기 개선을 내다본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WSJ는 일본 증시가 아베 집권 이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오른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실질 임금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4월 1.5%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2월 다시 0.5% 수준으로 후퇴했으며,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2%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세 번째 화살로 내세운 개혁 조치 역시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아베 측근들은 의회가 현재 20개 정도의 경제 개혁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WSJ는 이들 중 상당수는 별 중요성을 갖고 있지 않은 내용들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