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호주중앙은행(RBA)이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3일 RBA는 기준금리를 2.5%에서 2.25%로 25bp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8월 이후 줄곧 금리를 유지해 오던 RBA였지만 호주달러 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철광석 가격 하락 부담 속에 성장률도 더 키워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호주달러[출처:구글] |
전문가들은 RBA가 추가 인하에 나설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NAB 선임 이코노미스트 데이빗 드 개리스는 "RBA가 성장률 전망을 하향하고 실업률도 더 올라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시기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책발표 이전에 보합권에 거래되던 호주달러는 금리결정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발표 뒤 호주달러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는 76.50센트까지 내리며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엔화 대비로는 2.2% 떨어진 89.72엔을 기록했다. 호주달러가 90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이 파격적인 양적완화(QE)를 발표한 뒤로 각국에서 통화완화 결정이 잇따르면서 환율전쟁은 본격화된 모습이다.
1월에만 두 차례 금리를 내린 덴마크를 비롯, 스위스와 터키,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모두 완화 결정을 내렸다.
US글로벌 인베스터스 소속 리서치이사 존 데릭은 "통화 강세를 개의치 않는 유일한 국가는 미국 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다음 번 금리인하 소식이 들릴 나라들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달 금리 인하에 나선 인도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0%로 석달째 동결한 한국의 경우 오는 17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해외 주요 IB들은 올해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 1분기, 바클레이스캐피탈은 올 하반기, 노무라는 올 상반기를 한국의 금리인하 시점으로 점쳤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한국도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