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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트렌드] 미국 주택업계, 농장 인접 친환경단지로 개발 '일석이조'

기사등록 : 2015-03-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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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양질의 음식료품 선호…어린이 친환경 체험교육 효과도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주택분양업체들이 신규 주택을 분양하면서 단지에 인접한 친환경 농장을 함께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민들은 직접 농산물을 재배 수확하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 식료품을 구할 수 있어 좋다. 어린 자녀들은 닭이나 염소 등을 가까이서 보고 구경할 수 있어 자연에 대한 체험 교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 도시형 농장 인접 주택단지 개발 호평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힐우드개발은 3200가구, 총 10억달러 규모의 대형 주택단지인 '하비스트'를 조성하면서 도시와 인접한 농장형 커뮤니티 형태로 개발해 호평받고 있다.

회사 측은 주택 건설 이전부터 현지 농민들을 고용해 채소와 과일을 경작, 분양과 함께 입주민들이 수확물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윌로스포드 주택 단지의 주민들이 인근 농장에서 경작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 블룸버그통신]
또 2130가구의 주택단지인 버지니아주 루던카운티의 윌로스포드는 2000에이커(약 809만㎡·245만평) 규모의 토지를 자연 상태로 유지 보존하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이 가운데 약 6분의 1인 300에이커는 과수원으로 주민들이 채소와 과일을 경작하고 닭과 염소 등 가축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주택개발업체인 DMB도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지에서 주택단지 건설시 토지를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농장 개념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저렴한 비용으로 유익한 생활기반시설 제공

최근 미국의 신규주택 분양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개발업체들은 농장 개발 개념을 접목시켜 신선한 식품을 선호하는 중산층이나 자연친화적인 베이비부머 노년 세대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 중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359가구 규모 주택단지인 프레이리크로싱은 일찌기 지난 1980년대부터 로컬푸드(지역농산물) 섭생을 중시하는 이른바 '애그리후드(agrihoods)' 운동을 해왔다.

'애그리후드'란 농업(agriculture)과 이웃(neighborhoods)을 합친 신조어로 거주지 인근 지역에서 자란 음식료품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대형 주택개발 업체들이 가세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드 맥마흔 어번랜드재단 연구위원은 "양질의 음식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주택개발업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주민들을 위한 유용한 생활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톰 월리버 힐우드개발 프로젝트 책임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하다"며 "좋은 음식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랜초미션비에호 주택 단지.[사진: 블룸버그통신]
◆ 농장 장터에서 식료품 구입…이웃과 교류

버지니아 윌로스포드 농장 부문은 투자대비 손실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점차 많은 주민들과 인근 식당, 수퍼마켓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오는 2018년까지 수지를 맞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딸기류나 아스파라거스, 당근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농장 앞 장터는 마을 주민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가 된다. 주민들은 어린 자녀들과 함께 이곳에 나와서 채소류를 구입하며 꽃이나 염소를 구경하면서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곤 한다.

브라이언 컬런 윌로스포드 개발프로젝트 팀장은 "농장으로 개발하는 것은 골프장 건설에 비해 비용은 20%에 불과하다"고 귀뜸했다. 단지내 골프장이 건설돼 있는 곳도 있지만 실제 골프를 즐기는 주민들은 많지 않고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윌로스포드 단지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총 2130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이 단지 내에서 가장 저렴한 주택의 가격은 60만달러 수준이며 현재 500가구 정도가 판매됐다. 2개의 단지내 입주민 센터는 주방과 식당이 있어 요리 강습과 와인 시음회, 식사 모임 등이 열려 주민들에게 농장 생활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윌로스포드를 분양하고 있는 피터 톰슨 호브내니언건설 대표는 "윌로스포드는 인근 20여개 신규 분양 주택단지 가운데 판매 실적이 가장 좋다"며 "단지 내 농장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조성된 하비스트 주택단지. [사진: 블룸버그통신]
◆ 풀타임 농장 개발인력 고용해 운영

서부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시 인근 547가구 규모 주택단지인 캔너리는 7.5에이커 규모(약 3만351㎥·9180평)의 농장과 풀타임 농장 관리인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농장에서 생산된 수확물은 인근 수퍼마켓이나 식당 등에 공급하지만 주민이 농장에 미리 신청하면 채소와 과일 등 수확물을 집까지 배달해 주기도 한다.

농장 내부에는 배와 아몬드 등 과실수가 심어진 조깅 및 자전거 도로가 나 있고 이 길을 따라 인근 캘리포니아주립대(UC) 데이비스 캠퍼스까지 이동할 수 있다.

케빈 카슨 뉴홈건설 북가주부문 대표는 "분양이 끝나더라도 농장은 유지된다"며 "농장은 분양을 하기 위한 눈속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지속 가능한 자연친화적 환경 제공

주택건설업체들이 농장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주택 분양을 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업체는 농장 운영을 정식 사업부문으로 두고 있다.

주택개발업체인 랜초미션비에호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주택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토니 모이소 랜초미션비에호 대표는 "농장 개발로 인근 1만4000개 가구에게 농업 관련 체험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토지 2만3000에이커 가운데 1만7000에이커 가량은 레몬과 아보카도 등을 재배하고 소와 같은 가축을 기르는 계획을 통해 자연 환경을 보존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또 현지 주민들이 경작과 수확에 관심이 없더라도 풀타임 농장 관리 인력들을 고용,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브렌트 헤링턴 DMB건설 부사장은 "전체 주택건설 프로젝트에서 단지내 농장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개발하기 전부터 농장 개념을 접목시키는 것은 대단히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감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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