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달러와 1:1 '패리티(등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유로화 약세 흐름에 재미를 보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AP/뉴시스] |
ECB 양적완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유로화는 지난주 1.0458달러까지 밀리며 12년래 최저치를 찍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는 유로 약세 베팅 덕분에 올 1월부터 2월까지 7%의 수익률을 올리며 수년래 가장 강력한 연초 실적을 달성했다.
유명 여성 헤지펀드 매니저 레다 브라가(Leda Braga)가 운용하는 블루트렌드(BlueTrend) 펀드의 경우 이달 12일까지 최대 9.1%의 수익을 올렸는데 유로화와 엔화 숏베팅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헤지펀드인 브레번 하워드(Brevan Howard Asset Management)의 경우 유로 약세로 올해 2.7%의 수익을 올렸으며, 캑스턴 어소시에이츠(Caxton Associates)는 주요 펀드에서 7% 정도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 중 75% 정도가 환율 베팅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형 매크로펀드인 무어캐피탈(Moore Capital Management)과 튜더인베스트먼트(Tudor Investment)도 올 들어 4%대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헤지펀드들의 유로 약세 베팅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실시와 더불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유로약세 베팅은 19%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WSJ는 헤지펀드들의 큰 흐름은 달러 강세 베팅에 있다며, 유로 뿐만 아니라 원화 및 엔화 등 연방준비제도와는 엇갈린 통화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통화들에 대해서도 숏베팅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펀드이벨류에이션 그룹의 그레그 다울링은 "일부에서는 긴축을, 나머지 국가들은 완화를 추진하는 등 엇갈린 통화정책 덕분에 매크로펀드들에게 상당한 투자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퍼말그룹 투자전략가 팀 슐러는 "매크로 펀드들 사이에서 현재로서는 유로 (약세) 베팅이 대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