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달러의 가파른 강세 현상이 미국 다국적 기업들에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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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침체'란 기업들의 전년대비 실적 증가세가 2분기 연속 둔화되는 것을 뜻한다. BOA-메릴린치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년 안에 25% 오를 경우 기업들의 주당 순익은 10%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1년간 달러는 주요국 통화대비 22% 절상됐다. 이에 따라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매출의 비중이 높은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실적 침체'를 겪을 위험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업들 실적이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기업들 순익이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올 초 예상치였던 8.1%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또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올해 1분기에 '실적 경고'를 발표한 곳은 전체의 20%에 이르렀다. IBM·인텔·허니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달러 강세'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기업들도 최소 49개였다.
앞서 듀퐁은 지난 1월 27일(현지시각) "달러 강세로 올해 실적이 60센트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실적 전망치를 4달러~4달러20센트로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의 여파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투자자문사 리차드번스타인의 리차드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들 순익에 미칠 타격이 앞으로 3~7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슈왑 투자운용의 오마르 아길라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이미 달러 강세 효과를 실적 전망치에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몇 년간은 강달러의 부정적 여파가 더 커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달러 강세가 기업들 실적에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국 애덤스미스연구소 수석연구원 팀 월스톨은 경제매체 포브스 기고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미국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