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해 주요 기업의 임원 연봉이 공개된 결과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삼성그룹 임원들이 1위부터 3위까지를 휩쓸었다. 지난해 퇴직한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을 제외하면 현직 임원 중에서는 4위까지 모두 삼성전자에서 배출됐다.
이 밖에 대부분의 삼성그룹 소속 전문경영인들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146억원으로 1위…전년비 135% 늘어
갤럭시 신화를 이어 온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145억72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해 전체 전문경영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IM부문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 사장이 높은 연봉을 받은 것은 직전 사업연도에 대한 성과급이 지난해 1월 지급됐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총 93억8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년에 비해 39% 가량 늘어난 규모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총 54억9600만원 연봉을 수령해 전년 대비 8% 늘어났다.
삼성전자 3인방이 받은 급여를 합치면 295억원이다.
4위는 포스코 정준양 전 회장이 차지했다. 정 전 회장은 퇴직소득 32억원을 포함해 총 39억9600만원을 지급받았다.
정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 관련 검찰 수사의 선상에 올라있는 핵심 인물이다.
그 뒤를 이어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5위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전년도에 비해 3.6% 연봉이 늘었다.
지난해 정식으로 취임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각각 11억원, 5억원 가량을 받아 10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 최태원 SK·이재현 CJ 회장, 작년 연봉 '0원'
지난해 주요 그룹 오너 중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의 경우 연봉만 놓고 보면 전년에 비해 23.2% 줄었다. 하지만 퇴직금으로 94억9000만원을 추가로 지급 받아 총 급여는 215억7000만원이다. 정 회장은 9년간 현대제철의 사내이사직을 맡다 지난해 2월 물러났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작년 한 해 동안 77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아 주요 그룹 오너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2위로 뛰어 올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작년 61억원의 연봉을 수령해 전년에 비해 5억원 늘어났다.
삼성가에서 유일하게 등기이사로 재직 중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26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반면 2013년 '연봉왕' 에 올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연봉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최 회장은 2013년 SK계열사로부터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아 연봉왕에 올랐었으나 지난해 2월 횡령 혐의로 실형 4년이 확정됨에 따라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했다.
또 당시 구속 수감 중에 수령한 연봉을 전부 사회환원한다고 발표했다. 그 중 100억원 가량은 사회적기업에 출자했다.
이재현 회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건강이 악화돼 구속수감 집행 정지 중인 관계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일부 계열사 등기이사에 사임했다.
2013년에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계열사에서 모두 4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